사진에 목소리 넣기… 달달한 결실로사진을 지배하는 자, 지면을 지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 파트2’ 인트로에서 나오는 대사를 보니 이 말이 떠오르게 되더군요. 모래알처럼 빽빽한 문자의 사막에서 사진은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합니다. 눈이 쉬어갈 수 있는 숨구멍이죠. 더 삭막해지는 편집환경 속에서 오랜만에 연성면을 마주했습니다. ‘그냥 대충 넘어갈까?’하는 마음이 앞서면서도 좋은 사진을 크게 쓰고 싶은 욕구도 끓어올랐습니다. 지면의 에너지이자 핵심 언어인 사진이 너무나 달콤했기 때문이죠. 결국 쉬운 길을 택하려는 편의주의를 접어놓
불길 뛰어든 그들처럼… 한 자 한 자 사명감으로 타이핑 내겐 천금을 줘도 못할 것 같은 직업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의사인데, 피 보기를 싫어하는 천성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장래희망 리스트에서 의사는 아예 배제돼 있었다. 다른 하나는 소방관이다.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접한 많은 ‘화마의 횡포’는 소방관들의 인류애를 매번 일깨워줬다. “사람이 안에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시뻘건 화재 현장에 뛰어든 두 소방 영웅. 어떻게 뜨거운 불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 이글거리는 불꽃이 눈동자를 가득 채웠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
“바깥 날씨는 많이 차가운데, 이곳 행사장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네요. 협회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 해 첫 번째 행사에 참석하 신 회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기운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지난 1월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265회·266회·267회 이달의 편집상 시상식’의 분위기는 김창환 협회 회장의 이런 인사말 하나에 전부 담겨있었다.실제로 행사장은 시상식 시작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윤영석 차장이 수상한 머니투데이는 회원사별로 준비된 대형 원형 테이블이 모자랄 정도였다. 또, 세 명의 수상자(연주훈 차장, 장성환
268회 수상 소감무심코 던진 아무말… 데스크가 무릎 ‘탁’선거가 있는 해는 더 바삐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피곤한 뉴스 때문이겠지요. 극단의 정치, 가짜뉴스, 정치 혐오 등등... 그 ‘분석의 시간’이 끝날 무렵 ‘자성의 시간’이 옵니다. 예...오전 회의 때 발제들을 보며 ‘그래, 그렇지...’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방안이라 하기엔 모호한 얘기들뿐이었죠. 사실 지금의 제목은 회의에서 나오자마자 가제로 달아놓은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무심코 던진 ‘아무 말’이었습니다.
268 심사평또 하나의 이름을 지웠다. 설 연휴 전날 휴대폰 속 연락처가 2941개로 줄어들었다. 이번에 지운 이름은 45년 된 인연이다. 여기서 그와… ‘이생의 연’을 끊었다. 아직 삭제되는 연락처보다 추가되는 연락처가 많긴 하다. 하지만 증감 그래프가 점점 땅을 향하고 있다. 어느 날 그 곡선이 땅 밑으로 꺼질 것이고 내 인생은 침잠할 것이다. 그때까지… 남아있는 이름 하나하나를 소중히 부르면서 살아가야겠다. 그는 가도 세상은 돌아간다. 종합부문 수상자인 서울신문 김영롱 기자의 가 세상이 잘 돌아
267회 수상 소감테이크 아웃 커피 마시던 나 자신 반성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면 마치 큰일이 날 것처럼 굴었다. 잠깐 마시다 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도 협조하는 등 차츰 정착되는가 싶었다. 정부는 돌연 일회용품 규제를 유예하기로 했다. .영화 '레버넌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디카프리오의 수상소감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영화에 관해선 짧게 언급하고 나머지는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관심을 당
267회 심사평제목의 묘미는 비틀음에 있고, 제목의 공감은 울림에 있다. 비틀음은 잘못됨을 재치로 은유하는 것이고, 울림은 ‘우리 함께’라는 생각거리를 직유한다. 여기에는 통찰과 비판정신이 필요하다. 신문의 존재 이유이다.종합부문의 경인일보 장성환 기자의 ‘여러번 쓸 ‘용기’ 없는 세상’은 용기라는 말을 중의적으로 사용해 환경보호만 외치고 실천하지 않는 권력과 세상을 비틀고 있다. 경향신문 홍경진 기자의 ‘온몸으로 묻는다…’는 억울하게 죽은 이들만 있고 책임지는 자가 없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무뎌진 우리를 화들짝 정신 차리게 한다.
266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들은 편집기자가 기사에 어떻게 밸류를 부여하는가를 잘 보여준 수작들이다. 단순한 발표, 자료 기사들이 어느새 지면의 꽃처럼 눈길을 머무르게 한다.종합부문 수상작인 머니투데이 윤영석 기자의 은 예산부족으로 경찰 초과근무를 제한해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기사를 경찰 사이렌을 활용한 이미지와 112 (일일이) 라는 단어를 중의적으로 배치해 독자의 시선을 잡아끈다.경제사회부문은 서울신문 김영롱 기자의 가 차
종합부문 머니투데이 윤영석 차장후배들의 매서운 피드백 잠자던 편집 열정 일깨워하면 할수록 힘들다. 재밌다. 괴롭다. 편집이란것이…1-2년 사이 부서에 나름 젊은피들이 수혈됐다. 이들과 10분만 대화하면 기가 빨린다. 수준 차이나서. 그들은 세대 차이라고 우기지만… 무튼 우리때와는 사뭇 다르게 직설적이고 솔직한 후배들. 요즘 그들의 눈치를 보며 더 열심히 일한다. 부서내 시엄마가 더 많이 생겼다. 누구는 시누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의 피드백이 무섭다. “선배 오늘은 제목 이상해요.” “편집기본부터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창환)는 제266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으로 종합부문 머니투데이 윤영석 차장 , 경제사회부문 서울신문 김영롱 차장 , 문화스포츠부문 경남신문 심광섭 부국장 , 피처부문 경인일보 김기론 기자 , 뉴스 해설&이슈부문 경향신문 구예리 부장 등 5편을 선정했다.종합부문 수상자인
모바일 미디어의 보편화와 영상세대의 성장으로 인한 활자미디어 시장의 위축은 뉴스 편집의 방향성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활자 뉴스의 다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디지털 스토리텔링 및 인터렉티브’기사 유형을 등장시키고 있으며 뉴스 편집영역의 다양화가 추진되고 있는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편집기자의 새로운 변모를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인 것이다.신문 1면을 채우고 있는 10월의 종합부분 수상작인 경향신문 홍경진 기자의 ‘여권, 이대로면...총선가도 ’이 장면‘’은 직설적 표현
종합부문 경향신문 홍경진 부장사진 한 장의 힘약간의 양념 쳤을 뿐때론 몇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이 클 때가 있다. 이번 수상 지면의 경우가 그렇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완패한 다음날, 지도부의 침울한 표정을 담은 사진이 톱 기사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다. 나는 이 사진에 숟가락, 아니 양념을 조금 쳤을 뿐이다.돌이켜보면, 5년 넘게 해온 야근 생활은 거의 다 만들어진 음식에 약간의 양념 치는 법을 배웠던 게 아닐까 싶다. 국장 및 에디터들과 출고의 요구를 잘 걸러내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창환)는 제265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 6편을 선정했다. 이번 제265회 이달의 편집상에서 경향신문은 종합부문과 경제·사회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경인일보 장성환 기자는 제264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에 이어 이번에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종합부문은 경향신문 홍경진 부장의 이 수상했다. 경제·사회부문에서는 경향신문 구예리 부장의 , 문화·스포츠부문 경남신문 심광섭 부국장의 , 피처부문 경인일보 장
종합부문 충청투데이 최소리 팀장의 는 갑질이 사회문제로 급부상해 ‘갑갑한’ 상황을 갑질의 甲을 활용해 쉽게 표현했다. 경제사회부문 디지털타임스 배석현 기자의 는 띄어쓰기의 묘미를 살렸다. 전년에 비해 65.8% 감소한 반도체 대미수출 현황 ‘반도 채 못 판’이라는 언어유희가 센스 있다.문화스포츠부문 경인일보 장성환 기자의 는 부모님을 괴롭혔던 암살자 암, 이번엔 내가 암살자가 되어 암을 제거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암살자에서 ‘암’을 빼면 ‘살자’가 된다.표적 안에 그래픽화 한
▲ 디자인부문 경인일보 박성현 차장누와르 영화 느낌의 스케치내 주특기 다크함과 만났다신팔도명물 제작 전날 저녁 강판이 끝나고 편집자로부터 러프스케치를 전달받았다. 무슨기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정성스럽게 스케치한 어두운 분위기의 누와르영화 느낌이 외국신문의 퀄리티 높은 편집디자인을 보는 느낌이었다.“이거 무슨내용이야?” “네 뒷고기입니다” “아! 뒷고기... 알았어” 더 이상의 상의는 필요가 없다. 그냥 딱이다. 뒷고기라는 것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정도는 알 수 있다 좋은 시안을 선물 받았으니 다음날 맛있게 그려서 보답
종합부문 ▲ 종합부문 충청투데이 최소리 팀장질투와 욕심을 내려놓았다아, 드디어 첫 수상이구나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첫 편집상을 받게 됐습니다. 매번 후보조차도 오르지 못하는 저의 지면들을 보면서 수상자들의 재능을 질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 속 갑갑함은 쌓여만 갔고 잘하려는 욕심이 더해지다 보니 ‘좋은 제목’은 더 멀어져만 갔습니다.팀장이 되고 처음 맞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기회를 만났습니다. 모든 사람이 갑질을 저지르는 사회.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욕심을 덜어내니 사이다 같은 수
어릴 적 동생과 서예학원에 다녔다. 학원에서 열심히 먹을 갈고 붓에 먹물을 묻혀 종이에 글씨를 쓰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찮게 느껴지던 내 글씨가 작품이 되는 순간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그날도 생생하다. 처음 맡아본 지면이라 걱정이 턱 끝까지 찼다. 학창 시절부터 토론 주제로 자주 올라왔던 동물실험. 왜 지면으로 만나니 그렇게 막막하고 어려웠을까. 잘하고 싶은 욕심은 뒤로하고 기사를 가만히 봤다. 동물실험이 진작에 없어졌으면 안타까운 희생도 없을 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나오니 실험용 생쥐가 떠오른다. 그렇게
인연이었다.편집기자는 원하는 기사를 만나기 쉽지 않지만 히어로콘텐츠팀의 5회 시리즈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와 조우했을 때 전율을 느꼈다. 삶의 희망인 응급실을 찾아 길 위에 떠도는 응급환자들의 ‘표류’.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구급차 뺑뺑이’로 제때 치료 받지 못하고 귀중한 생명을 놓친다면 어떤 심정일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표류의 시간’. 감정이입이 됐다. 현장을 생생하고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해 응급체계를 바꾸려는 히어로팀의 진심을 느꼈다. 숙명이었다.‘머리는 냉철하게,
지난 1년, 회사는 이사를 했고,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떠나갔습니다. 더 이상 늘지 않는 것 같은 실력, 이 직업에 대한 회의감까지… 16년 차에 찾아온 슬럼프에 가슴 속 그 ‘봉투’ 생각을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기계적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던 그때 찾아온 기획, 안락사. 죽음을 준비하는 그 사람들 앞에 그 ‘봉투’는 어쩌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안락사를 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야근 끝나고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기사를 읽는데 불현 듯 떠오른 단어. ‘마지막 해방’… 죽음도 삶도 아
뒷고기는 경남 김해에서 유래한 말로 눈살, 볼살, 혀살 등 돼지의 특수부위를 일컫는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서민들이 뒤로 거래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뒷豚거래’기교를 부린 것처럼 보여도 어찌 보면 본문에 충실한 제목이다. 평소보다 오래 고민하지 않고 어느 순간 '툭' 하고 나왔다. 문제는 어울리는 그래픽이었다.영화 대부처럼 다크한 분위기를 머릿속에 그렸다.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었기에 어떤 아웃풋이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늘 기대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주시는 그래픽기자 선배들이 계시기에 든든했다. 지면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