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268회 수상 소감

<종합부문 서울신문 김영롱 차장>

무심코 던진 아무말… 데스크가 무릎 ‘탁’

선거가 있는 해는 더 바삐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피곤한 뉴스 때문이겠지요. 극단의 정치, 가짜뉴스, 정치 혐오 등등... 그 ‘분석의 시간’이 끝날 무렵 ‘자성의 시간’이 옵니다. 예...오전 회의 때 발제들을 보며 ‘그래, 그렇지...’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방안이라 하기엔 모호한 얘기들뿐이었죠. 

사실 지금의 제목은 회의에서 나오자마자 가제로 달아놓은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무심코 던진 ‘아무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데스크의 반응이 더 긍정적인 겁니다. 다른 후보군을 짜냈지만 ‘처음 그 느낌’만은 못했습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얘긴데 지켜지지 않아서 그 ‘아무 말’이 공감된 게 아니었을까요. 각박해진 우리의 일상과 일터에서도 마찬가지겠죠. 모두가 마음만은 베이지 않는 그런 나날이 되길 바라 봅니다. 편집자보다 더 확신 주는 데스크 두 분과, 이 신참 조장에게 아낌없는 응원 보내 주는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경제사회부문 국민일보 변민영 기자>

무게감 대신 과감 택했더니 첫 상이 왔다

잡힐 듯 안 잡히던 이달의 편집상이 저에게 없을 줄 알았는데 말 그대로 ‘ㅠㅠ’입니다. 

처음에 들썩이는 유가 기사를 보고 차주로서 먼저 우는 표정의 이모티콘(ㅠㅠ)이 떠올랐습니다. ‘아 오늘은 제목이 쉽게 풀리겠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모티콘을 온라인이 아닌 신문 지면에 써도 되는 건지, 이모티콘 하나로 또 ‘신문이 가벼워지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됐습니다. 하지만 ‘신문도 무게감을 버리고 독자들에게 가볍게 다가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과감 없이 쓴 게 이렇게 편집상으로 돌아왔네요.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함께 기뻐해 준 국민일보 편집부 식구들에게 먼저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살뜰히 챙겨주신 점, 언제나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의 말도 언제나 큰 힘이 됐습니다. 말동무가 되어준 그래픽 팀 은지 선배에게도 감사의 말 전합니다. 이젠 다른 곳에서 일하지만 항상 자극제가 되어준 상희 기자, 선배지만 친구 같은 미정 선배도 고마워요.


<문화스포츠부문 경인일보 장성환 기자>

흡연자들이여 올해는 꼭 악연 끊으세요

애연가들은 새해 결심 중 하나로 금연을 꼽는다. 그렇지만 얼마 못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인다. 한 번 맛을 들이면 쉽게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런 담배를 끊는다는 건 독한 사람이 분명하다.

혼자서 담배를 끊기란 참 어렵다. 그래서 보건소와 금연지원센터가 나서서 금연을 도와준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편집기자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비슷한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해당 판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방금 독자들에게는 ‘금연하자’ 해놓고 뻔뻔했다. 그 일이 담배를 끊은 결정적인 계기였다. 말과 행동이 다른 내 모습에 실망스럽기도 했고, 당시엔 사명감이 투철했던 때라 죄책감이 들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독한 마음을 품고 이를 악물고 끊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다시 금연 관련 기사를 접했을 땐 떳떳하게 담배를 끊자 말할 수 있었다. 금연을 결심한 분들이 계시다면 올해는 담배와의 악연을 꼭 끊을 수 있길 바라본다.


<피처부문 한국일보 김도상 부장>

후배들 지면 보며 하루하루 자극받아

편집은 어렵다. 편집을 시작한 지 강산이 세 번 바뀌었지만 아직도 힘들다. 제목을 뽑고 돌아서면 ‘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예전에는 기사를 읽으면 적절한 단어가 금세 떠올랐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거 뭐였더라’ 하며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해, 적확한 단어를 찾으려고 인터넷에서 헤매기 일쑤다. 생각하지도 못한 상을 받게 되어 쑥스럽다.

편집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후배들의 지면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틀에 박혀있는 뻔한 것들에서 벗어나 기사를 화려한 기술로 요리한 제목들,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멋을 낸 레이아웃으로 매일 지면을 찾아보게 만드는 문화면, 마감 시간에 쫓겨 바쁜 와중에도 기사를 돋보이게 하는 시각물들을 고민하고 기발한 제목들을 뽑아내는 종합면, 이미지로 표현하기 힘든 기사들이 대부분인데도 그래픽 만드느라 매일 머리 싸매고 성과를 내는 경제면. 묵묵히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후배들의 신선한 자극이 고맙다.


<뉴스해설&이슈부문 머니투데이 박경아 차장>

지독한 길치인 나, 이번엔 제대로 온 느낌

저는 아주 지독한 길치입니다. 그래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다반사인 저는, 한참을 헤매고 때론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일도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지면위에서 길을 잃는 건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실력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만 같고, 부서 안팎으로 부침도 많았습니다. ‘길을 잃으면 되돌아가면 그만’ 이라는 초긍정 길치 마인드가 지면 위에선 통하지 않아 꽤나 오래 속앓이를 했더랬습니다. 신경이 곤두서 날이 선채로 짜낸 지면을 되돌아보며 한숨짓기를 거듭하다 몸도 마음도 많이 상했죠.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꽤 많은걸 내려놓았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길을 찾아 나선 때에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엔 길을 좀 제대로 찾은 것 같아 내심 뿌듯합니다. 돌아가고 더디 가더라도 계속 나아갈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