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대통령궁 난입 초유 사태 날 보도 살펴보니

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지난해 치러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궁·의회·대법원을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들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난입한 '1·6 사태'와 견주며 브라질 정치 지형에 미칠 파장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10일 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 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연방 관구에 위치한 대통령궁 등 행정·입법·사법 3부 기관 건물에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천명이 난입해 둔기를 휘두르고 불을 지르며 국가 주요시설물들을 훼손시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브라질 정부는 군 병력과 헬기를 동원해 소요 발생 약 4시간 만에 가까스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날 사태는 보우소나루가 대선 1년 전부터 여론조사에서 룰라에게 계속 뒤지자 '전자투표기 오작동' '일부 선관위원 불법 개입' 등을 주장하며 대선 불복의 불씨를 지피며 극렬 지지자들의 피해 망상과 분노를 키운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룰라 대통령은 "모든 법을 동원해 관련자들에게 죄를 묻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룰리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소요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이날 신문들은 대선 불복 소요 사태로 인한 브라질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정치적 긴급 사태이지만 제3세계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해 다수의 신문들은 1면 사진기사로 처리하는 선택을 했다. <폭동에 깨진 유리창 바라보는 룰라(1면 사진, 8면 첫번째)> 국민일보, <브라질 대선불복 폭동… 대통령궁 파괴된 유리창 바라보는 룰라(1면 사진, 2면 첫번째)> 동아일보, <브라질도 대선불복… 대통령궁 복귀해 깨진 유리창 둘러보는 룰라(1면 사진, 15면 첫번째)> 서울신문, <브라질도… 팬덤·불복정치가 부른 민주주의 위기(1면 사진, 3면 첫번째)> 중앙일보, <브라질판 1·6사태… 대선 불복 시위대, 의회·대통령궁·대법원 점령(1면 사진, 17면 첫번째)> 한국일보, <브라질 대선불복 시위대, 의회·대통령궁·대법원 습격(1면 사진, 10면 첫번째)> 매일경제, <브라질 대선불복… 의회 난입 '폭동'(1면 사진, 12면 두번째)> 서울경제,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 의사당 점거(1면 사진, 10면 두번째)> 한국경제는 깨진 유리창을 바라보는 룰라 대통령이나 시위대에 점령 당한 정부기관의 모습을 사진기사로 보여줬다. <두쪽 난 브라질… 민주주의가 짓밟혔다(1면 첫번째)> 조선일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의회 난입 폭동… 브라질 민주주의도 습격당했다(1면 세번째)> 경향신문, <브라질 '대선불복' 폭동… 대통령궁·의회 습격(1면 네번째)> 세계일보, <브라질 폭동에… 북미3국 "민주주의 위협"(13면 첫번째, 석간)> 문화일보는 관련 기사를 주요면에 배치하며 민주주의를 습격 당한 브라질의 정치 상황을 그려냈다. 

가장 비중있게 보도한 매체는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1면 외 3면에 이번 소요 사태의 원인을 분석한 <'남미의 트럼프' 1년전부터 대선불복 씨 뿌려… 극단 지지자 자극>, 이번 사태와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교해본 <소셜미디어 통해 가짜뉴스 증폭시켜… 美의사당 난입때와 판박이>, 페루 대통령 탄핵 항의 시위와 관련된 일반 국제기사 <페루는 탄핵 후폭풍 / 한달째 시위 이어져 / 27명 사망, 3조 피해> 등의 기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