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경제 최종석 차장 (ellisica@hankyung.com)

 

페루의 마추픽추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팔을 벌리기도 하고 서로 번갈아 가며 자세를 잡아주며 인생 사진을 남긴다. 공중도시가 우루밤바강 급류가 휘감고 있는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주위를 둘러싼 울창한 초목, 뾰족한 봉우리, 우기에는 통과할 수 없는 골짜기가 접근을 가로막는다. 마추픽추는 16세기 잉카의 마지막 왕이 스페인 점령자들을 피해 은거한 도시다. 수백 년간 전설처럼 존재하다가 20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황금도시 엘도라도를 찾는 탐험대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됐다. 당시 이곳은 황금은 고사하고 사람도 살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독수리 둥지처럼 산꼭대기 위에 건설된 도시는 거리와 제단, 사원이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마추픽추는 탐험대에게 황금을 안겨준 엘도라도는 아니었지만, 전 세계 여행객들을 끌어모은 ‘관광 엘도라도’가 됐다.

글·사진=최종석 한국경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