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공통질문

이번 사진편집상 수상소감은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간략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래는 공통질문.

①수상소감을 부탁드린다. ②지면 작업과정을 간단히 설명해달라. ③사진을 활용한 편집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 

④‘사진편집은 ooo이다’에서 ‘ooo’을 채워달라.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⑤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슴에 묻었다 꺼낸 '자식 사진' 오월 어머니들의 슬픔 기억되길...❞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속으로 ‘설마 이게 받겠어’ 했는데, 주신 걸 보면서 아직도 사진을 보는 안목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다.


사진부에서 5·18 40주년 아이템을 냈고, 오월 어머니 아홉 분의 사진을 받았다. 워낙 울림이 큰 사진이라 기술적인 노력은 필요치 않았다. 사실 좀 버겁기도 했는데, 판을 짜는 와중에 사진을 찍은 선배로부터 카톡이 왔다. “엄마들 마음이 좀 전해지드나? 어땠노?” 어머니들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한 맺힌 슬픔을 오롯이 헤아릴 수 없어 답답했다. 선배는 “그런 마음이면 충분해”라고 했고, 지면을 본 독자들도 그런 마음이었으면 했다.


연이면 주연답게, 조연이면 조연답게... 사진을 잘 살려야 지면도 살릴 수 있어... 


노하우? 없다. 사진이 주연이면 주연답게, 조연이면 조연답게 편집하는 게 사진을 살리고 지면도 살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노하우가 없어 생각대로 구현하는 게 항상 힘들다는 것이다.


사진편집은 ‘사진과 편집’이다. 각각의 업무영역이 존재하지만 서로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한 장이 판을 살릴 때도 있고, 그저 그럴 수도 있는 사진이 편집을 통해 살아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5·18 40주년 기획이 많이 있었는데, 제가 상을 받은 건 궂은일도 마다않고 묵묵히 해내는 선후배 동료들 덕분이다. 나의 수상 소식보다 자식을 떠나보낸 오월 어머니들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사진을 찍은 ‘나이스가이’의 취재 후기를 빌려 작은 위로를 건넨다.

"간단한 질문을 준비했지만 막상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식의 죽음을 어떻게 물을지 몰라 주저했습니다. 5월의 그날의 일을 에둘러 물었습니다. 묻는 일이 정말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중략) 어머니들은 겨우 한두 장쯤 남아있는 자식의 사진을 꺼내들었습니다. 자식을 추억할 어떤 물건도 남기지 못한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너무 아파서, 너무 울어서 남편이 자식과 관련된 모든 물건을 찢고 버렸다고 했습니다. 셔터를 누를 때 전해오던 아픔이 사진에 오롯이 담겼으면 했습니다.”

경향신문 조현준 기자


코로나 때문에 시든 절화업계... 다시 봄, 이젠 웃음꽃 피었으면... 


① 카톡 카톡 카톡….

아침부터 휴대폰에서 요란하게 카톡이 울렸다. 보통 오전에 계속해서 울리는 카톡은 지인들의 경조사를 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도 카톡이 이런 내용일거라 생각하고 열어 보았다. 그런데 카톡에는 뜻하지 않게 부원들이 사진편집상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리고 있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작품을 추천해준 편집부 동료와 데스크에게 감사드린다. 

② 스트레이트면을 편집하는 것 외에 돌아오는 간지면 제작. 이날은 앵글속세상면이 배정되었다. 스트레이트면을 편집하고 있는 시간에 사진부에서 이날 준비한 여러장의 사진을 가지고 와서 내용을 설명했다. 코로나 때문에 입학식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없어져 꽃을 판매하지 못하는 절화업계의 안타까운 실상을 취재했다는 것이었다. 편집에 들어가기에 앞서 메인으로 쓸 사진을 먼저 골랐다.메인으로 선택한 사진은 절화업계 종사자들의 아픈 마음을 표현하려 전체를 흑백으로하고 꽃 부분은 조만간 찾아 올 희망을 생각해 칼라로 처리했다. 


지면에 짜임새와 생명감 불어넣는 사진... 잘 가공하면 맛깔나는 이야기 만들어져 

③ 메인과 배열을 먼저 생각한다. 그 날의 주제가 주어졌을 때 이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면의 짜임새와 생명감을 주며 힘을 불어 넣어주기도 한다. 또한 순간적인 전달력이 커 현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사진을 선택할때도 영향력이나 인간적인 흥미 등을 감안해 기사나 지면 구성에 맞춘다. 

④ 사진편집은 스토리다. 사진은 사진기자가 사건현장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다양하게 담은 것이다. 가로이거나 세로, 또는 광범위한 앵글이거나 한 장면을 부각한 것 등. 이렇게 사진기자가 제공한 다양하고 멋진 재료를 가공하다보면 맛깔나는 한편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⑤ 많은 편집자들이 훌륭한 작품들을 출품하였을텐데 보잘 것 없는 작품을 사진편집상 수상작으로 뽑아줘 감사드립니다. 온라인 강화로 종이신문, 특히 편집자의 위상이 점점 움추려 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묵묵히 편집에 열정을 다하는 동료들에게 힘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신문의 완성은 편집입니다.

국민일보 변윤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