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편집상 심사는 ‘옥(玉)·석(石) 가리기’가 아니다. 편집기자들이 최선을 다해 만들고 정성껏 응모한 지면들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옥(玉)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돌(石)같은 지면을 내는 편집기자는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집상 심사는 그 모든 옥 중에 더 나은 옥을 찾아내는 ‘옥(玉)·상옥(上玉) 가리기’라 할 수 있다. 이 작업은 그 만큼 고난도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섬세하고 치밀한 안목과 사려 깊은 균형감을 필요로 한다. 또한 혼자만의 판단보다 집단지성의 협업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만만찮기에 더 영예로운, 이 ‘지면 감별사’ 역할을 수행해 낼 집단지성을 모은다. 한국편집기자협회가 이달의 편집상 예심 심사위원단 위촉에 나섰다. 협회는 이달의 편집상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편집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현직 편집기자들을 예심 과정에 동참시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행 심사 방식은 2심제로, 편집데스크 출신 심사위원이 4개 부문별로 후보작 2편씩을 추리고 전국 회원사 투표로 1편씩 최종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이 2심제 앞에 현직 편집기자들이 참여하는 예심 과정을 신설해, 보다 엄밀하고 객관적인 정량평가에 나서게 된다.
협회는 한국편집상을 수상한 적이 있거나 이달의 편집상을 수차례 수상한 경력 10년차 이상의 편집기자들을 대상으로 예심 심사위원 위촉을 타진하고 있다. 20명 안팎으로 구성될 예심 심사위원단은 2개조로 나뉘어 한 달씩 번갈아 이달의 편집상 예심에 참여하게 된다. 예심 심사위원단은 엄정한 항목별 배점 평가시트로 각 응모작에 점수를 매기게 된다. 세분화한 5개 평가항목은 ①적확성, ②독창성, ③제목·레이아웃의 조화, ④밸류판단·통찰력, ⑤영향력이다. 예심위원단은 부문별로 4배수의 작품을 추려 본심 심사위원에게 전달하게 된다. 즉 종합, 경제·사회, 문화·스포츠, 피처 등 4개 부문별 4편씩, 총 16편으로 압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심 심사위원단 위촉이 마무리되면 협회는 새로운 심사 방식 및 절차에 대해 기존 심사위원 3인과 긴밀한 협의를 거칠 방침이다. 예심·본심 심사위원들에게 평가항목별 채점 방식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시뮬레이션 과정도 거치기로 했다. 제도 운영을 위한 조율을 마친 후 이르면 9월부터 이달의 편집상 심사에 예심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정하고 혁신적인 심사 제도 안착을 위해 회원사 편집기자들의 호응과 동참을 기대한다. 갈고 닦은 안목으로 옥(玉) 중에 상옥(上玉)을 찾아내는 헌신 역시 주옥같이 빛나는 ‘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