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미리 가 본 N·E·W·S 원정대

청두 간사세미나 조별 토론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창립 55주년을 맞아 백두산에서 마라도, 백령도에서 독도까지 한반도의 동서남북 끝단을 정복할 ‘N·E·W·S(동서남북) 원정대’를 모집했다. 협회는 이를 앞두고 지난 4월 8~12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간사세미나에서 ‘미리 가 본 N·E·W·S 원정대'라는 주제로 조별토론을 진행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33명의 회원사 간사들은 A, B, C, D 4개 조로 나눠 실제로 원정대를 조직해 출발한다는 전제로 비용, 숙박, 식사, 체험할 일 등의 내용을 담아 상세하게 기획안을 작성해 봤다.


 


한반도 최남단엔 아열대 어종이 얼마나 있나

‘마라도에 간다면’ A조 서울신문 전준영 기자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탐험할 N·E·W·S 원정대 ‘기자 어부’ 팀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근해 어족 자원의 변화와 그 실태를 두 발로 뛰며 직접 확인할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 이후 현재까지 약 50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수온은 1.23도 올랐다. 전 세계 바닷물 온도가 같은 기간 0.48도 상승한 것에 비해 한반도 주변 수역은 평균의 2.6배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최남단 지역인 제주도의 주요 어종의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2018년 7월 제주 지역에서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의 어획 실적은 820t으로 전년 동기 519t보다 58% 증가했고, 토착 어종인 옥돔의 어획 실적은 25t으로 전년 대비 139t보다 82% 줄어들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2012년부터 2, 5, 8, 11월 한 해에 4차례 제주도 연안 아열대성 어류의 비율을 확인하는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맞춰 ‘기자 어부’ 팀도 5월이나 8월 제주수산연구소와 함께 제주도 연안 환경생태연구에 동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기자 어부’팀은 환경생태 연구 동행에 앞서 제주 동문시장을 방문하여 실제 판매되고 있는 어종을 확인하고 또한 시장 상인들을 인터뷰하여 최근 5년간 판매 어류의 변화를 살펴볼 예정이다.
제주수산연구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제주 연안에 출현한 청줄돔, 가시복, 거북복, 호박돔, 아홉동가리, 쥐돔, 철감둥어 등 아열대성 물고기는 어획된 전체 어종의 40%를 차지한다. ‘기자 어부’팀은 제주수산연구소와의 환경생태연구 동행을 통해 아열대성 어류의 분포를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환경생태연구 동행을 마치면 ‘기자 어부’ 팀은 제주도 연안 중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를 직접 방문하고, 선주 함께 바다로 나가서 실제로 조업에 동참하여 어획 종류의 변화, 위탁 판매 수산물의 추이, 어획 실적 등을 확인하고 체험할 것이다.
제주도는 작년 대중성 어종 보호를 위해 ‘수산자원관리법 포획 규정’을 손질했다. 이로 인해 오분자기, 낙지, 갈치, 옥돔, 미거지, 고등어, 말쥐치 등 7개 어종에 대해 포획 금지 기간이 신설됐다. 특히 제주도에 한해 오분자기는 7~8월 두 달간 포획할 수 없다. 이를 바탕으로 마라도에서 조업을 벌이고 있는 해녀들을 직접 만나 오분자기의 포획을 금지하게 된 계기와 제주도 해저의 해양 생태 변화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또한 2012년 이후 발견되는 그물코돌산호의 급속한 번식으로 소라와 전복의 어획량 감소도 확인할 예정이다.
N·E·W·S 원정대 ‘기자 어부’ 팀은 대한민국의 최남단에 해당하는 마라도의 바닷속까지 샅샅이 살피며 뜻깊은 시간을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해수 온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아보고 그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어족 자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독도 지킴이’ 故 김성도씨 흔적을 찾아 떠나다

‘독도에 간다면’ B조 충북일보 강성수 기자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중국 청두 간사 세미나 최대 미션이었던 ‘369게임’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유b’팀의 ‘N·E·W·S(동서남북) 원정대’ 탐방 주제는 ‘그의 흔적을 찾아서’이다. 여기서 말하는 ‘그’는 유일한 독도 주민 故 김성도(향년 79세) 씨이다.
첫 번째 토론 주제 ‘이달의 편집상, 이대로 좋은가’와 관련해 열띤 이야기를 나누던 ‘유b’가 난관에 봉착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두 번째 토론 주제 때문이었다. 모두가 장시간 머리를 싸매며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을 고민하던 중 갑자기 어디선가 구세주처럼 툭 하고 나온 말. “작년에 돌아가신 유일한 독도 주민인 김성도 씨의 흔적을 더듬어 보면 어떨까요.” 8명의 머리가 동시에 올라갔다 내려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기력이 있는 한 독도에서 살면서 일본의 도발에 대응하겠다.”
‘독도 지킴이’로 활동한 김성도 씨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김 씨는 지난 1965년부터 독도에 숙소를 마련하고 2007년 이장에 취임하는 등 독도에 주소지를 두고 살아온 유일한 주민이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지병 간암으로 별세했다. 당시 김 씨는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나흘 앞두고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유b’ 팀은 김 씨의 사망 1주기를 추모하고 독도의 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독도 지킴이 김성도 씨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21일부터 10월 25일까지 4박 5일간 독도 및 울릉도 탐방을 기획하게 됐다.
구체적인 방문 장소는 다음과 같다. △김 씨 생전 거주지 △김 씨가 독도 선착장에서 운영하던 독도 기념품점 △독도 샘물 ‘물골’ △‘물골’까지 올라가는 998계단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응해 민간성금으로 건조, 기증된 독도호 △울릉도에 있는 독도 전망 케이블카와 독도 박물관 등을 견학하고 이를 통해 김 씨의 흔적들을 하나씩 짚으며 그를 추억함과 동시에 우리의 독도 영유권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독도 서도에 살고 있는 부인 김신열(81) 씨와의 만남도 추진, 생전 김 씨가 얼마나 독도를 사랑하고 아꼈는지를, 독도를 위해 어떠한 일들 진행했는지 등을 생생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일정은 △첫째 날인 10월 21일, 강릉 안목항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울릉도 저동 항구에 도착(소요 시간 3시간). 숙박시설(미정)로 이동, 짐을 풀고 저녁 식사(울릉도 오징어 내장탕) △둘째 셋째 날, 울릉도 저동 항구에서 출발, 독도 도착(소요 시간 3시간 30분). 앞에서 언급한 김 씨가 남긴 여러 흔적을 탐방하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김 씨 부인과의 만남. △넷째 날, 본격적인 울릉도 탐방(독도 전망대 케이블카, 독도 박물관 등) △마지막 날인 10월 25일, 점심(얼음을 녹여 비며 먹는 울릉도식 오징어 물회) 식사 후 울릉도 도동항에서 출발해 강릉 안목항에 도착, 해산하는 순서로 진행할 예정이다. 


70년 남북대치 ‘황혼의 목격자’를 만나볼까

‘백령도에 간다면’ C조 이데일리 전재오 기자

“‘뉴스 원정대’가 뭐지?” “동(E) 서(W) 남(S) 북(N)을 편집기자가 직접 발로 뛰어보자는 데.” “새로운(New) 것들(s)을 찾아보자는 거 아니겠어요.”
2019 편집기자협회 간사세미나 C조의 첫 번째 미션 토론은 질문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답은 쉽게 나왔다. 독도·백령도·마라도·백두산의 네 선택지 중 우리의 의견은 너무 쉽게 ‘백령도’로 모였다. “다들 백두산 가지 않겠어.” “독도도 많이 가겠지.” “그런데 독도는 배에서 보고만 오는 것 아냐?” “마라도는 쫌… 짜장면 말고 뭐 있나요”
게다가 ‘뉴스’ 원정대라면 백령도는 정해진 답이었다. 조원들이 꼽은 가장 큰 뉴스는 무엇보다도 남북관계 변화와 북미 협상의 진전과 교착이었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음식 메뉴도 냉면 아니었던가. “평양은 못 가도 북한 땅 바라보이는 곳에서 냉면은 어때요.” 제안에 “백령도 사곶냉면이란 게 유명하다던데” “백령도 냉면은 우성냉면이지”라는 답변이 바로 나온 것은 그만한 관심의 표현이었다. 힌트는 다 나왔다. 우리가 백령도에서 건져올려야 할 뉴스까지 말이다. C조의 뉴스원정은 ‘남북 화해시대 변화하는 안보환경 탐방’이 될 것이었다. 물론 내심이야 ‘숨어있는 냉면 맛집 탐방’이긴 했다.
조원 중 한 명의 고향이 ‘백령도’라는 것은 금상첨화였다. “여행상품 검색해보니 심청각에서 북한 장산곶이 보인다네요”라는 얘기에 “해병대 초소에서 보는 건 어때.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있어”라는 대답이 김형진 중앙일보 기자에게서 즉각 나왔다. 고향 자랑이 이어졌다. “콩돌해안도 좋고, 사곶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비행기가 이착륙 가능한 천연비행장이고…” “냉면 말고 짠지떡도 맛있어.” 우리가 잘 몰랐던 명소와 음식이 줄줄 나왔다. 이어지는 얘기를 듣다보니 우리 원정이 꼭 ‘안보탐방’일 필요는 없었다. 곳곳에 명소가 가득하지 않은가.
인천 연안부두에서 5시간가량 걸리는 뱃길. 여유로운 탐방을 위해서 가는 날과 오는 날은 빼야했다. 안보 탐방과 관광자원 탐방을 하루씩 여유롭게 하자면 3박4일은 필요해 보였다. “그런데 천안함 피격사건이 있던 곳이기도 한데 위령탑은 살펴봐야하지 않을까요.”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잖아.” 우리가 보고 체험해야할 것들 리스트가 쭉쭉 이어졌다. 1일엔 집결해 백령도로 출발. 천안함 46인 용사 위령탑을 참배하고 참사가 있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용트림 바위를 가기로 했다. 안보탐방은 이틀째 일정으로 계획했다. 여기엔 무엇보다도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내는 게 관건이 될 듯하지만 백령도 출신 동료의 인맥에 기대해보기로 했다. 군의 협조를 얻는 김에 우리 최서북단 병사들과의 시간도 갖기로 했다. 사흘째 일정은 관광자원 탐방이었다. 고대하던 냉면도 먹기로 했다. 전쟁 이전 ‘황해도’였던 백령도였기에, 서울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백령도이기에 냉면 맛이 더 기대된다고들 입에 모았다. 마지막 나흘째 짐을 정리해 인천으로 귀환하기로 일정을 짰지만 없던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데 날씨 때문에 뱃길 막히면 어쩌죠.” “저도 예전에 섬에 갔다가 막혀 하루 더 머물러야만 했었어요.” 3박4일+알파로 일정을 잡은 이유다.
“뱃삯은 왕복 14만~15만원 정도네요.” 교통비가 생각보다 컸다. 숙박비도 1인 1박 5만원은 계산해야했다. 못해도 9끼를 먹자면 1인 식대도 9만원은 생각해야 할 듯했다. “국내인데도 경비가 꽤 드네.” “패키지 검색해보니 2박3일 1인 기준 27만원 나오네요.” “그건 패키지니까, 우리가 따로 가면 더 들지 않을까.” 결국 예상못한 날씨 변화로 일정이 길어질 것까지 고려해 비용은 1인 50만원 정도로 계산했다.
“아, 우리 원정대 팀명을 안정했어요.” “제일 어려운 숙제가 남았네요.”
걱정과 달리 답은 금방 나왔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어때.” “그거 좋네요.” 남북 관계의 부침을 가장 앞서 겪던 곳, 날씨 변화로 인해 일정 변경이 어찌 될지 모르는 곳. 정말 와일드한 서쪽 끝 아닌가. 우리의 마음은 쓰촨성 산골에서 이미 백령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황사 바람 대신 평화 바람을 타고.


전국 각지서 모은 흙을 백두산에 뿌려 보자

‘백두산에 간다면’ D조 전자신문 정승준 기자

한국편집기자협회 N·E·W·S(동서남북) 원정대가 출범한다. 협회는 지난 4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한 간사세미나에서 동서남북 네 방위 원정 지역을 확정하고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북쪽(North) 원정지를 백두산으로 확정한 가운데 협회 회원사에서 6명을 모집, 오는 6월 25일부터 4박 5일간 민족의 영산과 우리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원정 첫 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2일차부터 본격적인 원정을 시작한다.
백두산으로 가는 관문, 연길공항을 거쳐 시인 윤동주 생가로 유명한 명동촌(明東村)을 방문할 예정이다. 용정과 가까운 한적한 마을인 명동촌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동주’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졌다.
윤동주, 송몽규, 문익환 등이 함께 수학했던 명동학교는 민족교육정신을 계승해 1908년에 북간도에 세워진 근대적 민족교육기관이다. 1925년 폐교하기까지 수많은 항일애국자를 배출했다. 윤동주 생가를 비롯해 대성중학교(용정중학교) 터에 세워진 박물관을 견학한다. 또한 1907년 조선인의 독립투쟁을 압살하고 동북3성 침략을 위해 일본이 용정에 세운 간도일본총영사관을 방문하여 일제의 민중 폭압 실태를 확인한다.
대망의 원정 3일차에는 야생화가 아름다운 서파코스를 오르며 백두산의 진정한 매력을 체험한다. 6명의 원정대원은 전국 각지에서 모은 흙을 백두산 정상에 뿌리며 평화통일을 위한 퍼포먼스도 펼친다.
서파 코스는 천지가 용암을 분출하며 만들어낸 금강 대협곡, 거대한 용암이 지하로 흘러 생겨난 제자하, 높이 80미터의 금강폭포, 진주 온천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2시간의 가벼운 트레킹으로 멋진 백두산의 풍광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고산화원으로 불리는 야생화 군락지에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아름답고 다양한 1800여종의 야생화가 자태를 뽐내며 백두산을 수놓는다. 백두산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천지를 만날 수 있는 서파 1442개의 계단은 트레킹의 핵심으로 오르는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출국 전날은 집안으로 이동, 광개토대왕릉비 등 고구려 역사문화 탐방이 예정돼 있다.
광개토대왕릉비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석으로 광개토대왕 서거 2년째 되던 해인 414년에 장수왕이 세웠다. 현재는 1982년에 설치된 비각 안에 있으며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중국 당국은 최근 비각을 큰 유리로 둘렀다.
이곳은 최근 중국 정부의 역사 갑질로 이슈가 된 바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고구려 유적지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인들끼리 한국어로 대화도 못하게 했다. 일부 중국인 경비원은 한국인 관광객의 휴대전화를 무작위로 검열해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은 광개토대왕릉비에서 약 1km 떨어진 장수왕릉, 환도산성 등에서도 일어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일정 중간 연변 조선족자치주를 둘러볼 기회도 있다. 이곳의 수도인 연길은 인구 약 40만명의 작은 도시로 중국내 조선족의 문화 및 상업 중심지로서 인구 70%가 조선족으로 구성돼 있다.
강변 노천시장과 새벽시장 등에서 이들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 한국어 라디오 방송국과 신문사가 있으며 중국에서도 명문대학교로 꼽히는 연변대학교가 위치한 곳이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을 마주한 도문으로 이동, 파주 등지에서 봤던 북녘과는 다른 시각을 체험한다.
한국편집기자협회는 “남북 화해 무드를 맞아 미래 대한민국 최북단 백두산 천지를 탐험, 양국 정상이 밟은 길을 먼발치에서나마 따라 걸어 보며 통일의 의미를 되새겨 볼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조선족자치주 등을 둘러보며 옛 선조들의 삶과 중국 동북공정의 실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