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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길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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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아담과 이브 때부터 남자는 치근거려 왔다고?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8-03-30 10: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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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53

    <1> 노스 컨츄리


     

    술만 마시면 남편은 폭력을 휘둘러 아내의 눈두덩은 퍼렇게 변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여자는 어떻게든 먹고 살아남아야만 합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여자는 이혼도장을 찍고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향합니다. 영화 <노스 컨츄리(North Country)>는 1984년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직장 내 성폭력 집단소송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향이자 친정인 미국 미네소타 북부 탄광촌. 싱글맘 주인공 조시(샤를리즈 테론)는 생계를 위해 광부 채용에 지원합니다.
    친정아버지는 고향으로 귀향한 딸을 못마땅해 합니다. 돌아온 딸에게 아버지는 "바람피우다가 들켰니?"라며 비아냥거립니다. 본인은 평생을 탄광 광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딸은 고교시절 밖으로 싸돌더니 어느 날 사내아이를 임신하고 낳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딸은 아기 아빠의 얼굴을 모른다고 합니다. 고향을 떠난 딸은 결혼 후 딸을 낳았고 폭력 남편과 이혼한 딸은 귀향해서는 광원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친정아버지의 쌀쌀함과 무시는 커져만 가고 딸을 집안의 수치로 여김은 깊어만 갑니다. 조시는 친정집을 나와 셋집으로 갑니다.
    조시는 미용실 보조로 취직하고 손님으로 온 옛 고향친구 글로리와 재회합니다. 광산 트럭 여성운전사로 일하는 글로리는 미용보조 수입의 6배를 벌 수 있는 광산회사에 취직할 것을 제안합니다. 조시는 집도 사고 아이들과 제대로 된 외식도 하고 싶어 광산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합니다. 직원채용을 위한 신체검사 때부터가 굴욕적입니다. 다리를 벌리고 임신여부를 체크하는 신검 남성의사는 그녀에게 “벗은 몸이 예쁘다”고 지껄이고 조시가 쏘아 보자 “왜 그렇게 유머감각이 없느냐”고 얼버무립니다. 이 검사 때문에 탄광 내에서는 ‘그녀의 벗은 몸이 아름답다’는 풍문까지 돕니다.
    대다수가 남성 노동자인 탄광촌은 성추행과 성희롱이 일상으로 벌어지는 거친 공간이었습니다. 온 몸은 탄가루로 범벅이고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노동도 힘든 데 더욱 힘든 것은 바로 노골적이고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적 학대였습니다. 탄광 벽은 온통 여성을 비하하는 음담패설로 가득하고 성적인 농담 역시 일상적입니다. 미모의 조시에게 조롱 섞인 비하, 이혼녀를 바라보는 부당한 시선, 사생활을 침범하는 사람들의 입방아까지 겹칩니다.
    담배 하나 얻어 피자며 여성 동료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슴을 만지는 남성 광부들에게 여성 작업자를 위한 이동 화장실 또한 눈엣가시입니다. 여성동료가 이동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남자들은 밖에서 화장실을 뒤흔들어 무너뜨립니다. 지지리도 못난 남자들이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고교시절 남자친구는 찌질이 광원 반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조시에게 유혹을 해보지만 외면하는 조시에게 무시당했다고 적대감을 품고 외딴 작업장에서 강간과 폭력을 시도합니다. '매일 출근하면서 강간당하지 않을까 두렵다'는 조시의 절규는 섬뜩하고 관객의 가슴을 거세게 때립니다. 심한 내·외상을 입은 조시는 급기야 ‘직장 내 성폭력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영화는 조시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외롭고도 긴 법정 싸움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담과 이브 때부터 남자는 여자에게 치근거려 왔다”면서 성적 학대를 당연시하는 광산의 남자들에게 조시는 ‘공공의 적’이 됩니다. "얼굴에 철판 깔고 견뎌야지, 저항하면 쫓겨난다"며 여성 동료들까지 침묵과 외면을 선택합니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왜 마을의 젖줄인 광산회사를 괴롭히느냐”는 태도입니다. 조시는 고향 마을의 ‘골칫거리 투사’로 전락하고 맙니다.
    회사 측 여성 변호사는 법정에서 조시가 고등학교 때 성생활이 문란했다며 조시에게 성적인 낙인을 찍으며 공격합니다. 조시의 성생활이 문란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조시의 고등학교 시절을 파헤치던 회사 측 변호사는 증언자로 당시 담임선생을 법정에 출두시킵니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비밀이 드러납니다.
    고교생 조시는 바로 담임선생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 현장을 조시의 당시 남자친구이자 지금의 찌질이 작업반장이 목격한 것이 폭로됩니다. 즉시 조시의 변호사는 여자친구가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도 현장에서 도망친 작업반장의 비겁함을 공격합니다. 이 날카로운 공격에 작업반장은 무너지고 그간의 패악을 고백합니다. 10대 시절 조시에게 태어난 아들은 바로 담임선생의 성폭력으로 말미암은 생명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법정은 조시의 진심을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위증으로 설계된 회사 측 논리는 무너지고 맙니다. 외면하던 남녀 동료들이 하나둘 법정 방청석에서 기립하며 집단 소송에 참여하게 됩니다.
    감독은 이 사건을 단순히 '특정 남성 대 특정 여성'의 구도로만 몰아가지 않습니다. 조시의 근거없는 사생활 추문과 그로인해 벌어지는 가족 간의 갈등을 정교하게 끼워넣음으로써 성폭력 피해자가 2차, 3차의 고통을 당하는 구조를 명징하게 그립니다. 엄마를 오해하는 10대 아들에게 “강간으로 생긴 너를 낳기 싫었지만 배가 불러오며 너의 생명이 소중한 내 것임을 깨달았다”는 조시의 고백은 스크린을 적십니다. 그녀의 외로운 투쟁의 동력은 바로 아이들을 당당히 키울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성폭력에 관한 미국 최초 집단소송인 1984년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사건은 조시의 승소로 막을 내립니다. 인권 선진국 미국도 성희롱(sexual harassment) 용어가 정립된 것은 1975년이었습니다.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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