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제23회 한국편집상 최우수상

전자신문 박은석 차장 인터뷰 


‐ 먼저 수상을 축하드린다.
고맙다.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운이 좋았다. 올해 신문에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유달리 많이 나온 것 같다. 참 편집이란 묘하다. 작심하고 고민할 때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갑자기 번뜩 나오더라. 운이 좋게 맞아 떨어졌다.


‐ 사이언스 면은 시원한 그래픽들이 돋보이는 면 같다. 편집기자들이 돌아가면서 맞나. 아니면 전담을 하는가.
일단 돌아가면서 맞는다. 그때 담당 편집자가 휴가를 갔다. 소위 ‘땜빵’으로 지면을 대신 맡게 됐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전자신문에선 종종 담당자가 휴가 갔을 때 대타선수들이 이달의 편집상을 타는 게 많은 듯하다. ‘땜방자’들이 상을 타는 게 전자신문 편집부의 전통인 것 같다. 


‐ 그러면 평소에는 무슨 면을 맡고 있나.
통신 방송면을 맡고 있다. 그때는 종합 1면을 주로 했다. 보통 간지들은 후배들이 주로 맡는다.


‐ 평소 술을 좋아하나. 4차가자고 제목까지 뽑게.
술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공교롭게도 술 관련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왜 그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랐는지 저도 궁금하다.


‐ 전자신문은 언제 입사했나.
전에는 세계일보 편집부에서  오래 일했다.  5년 전에 전자신문으로 옮겨왔다.


‐ 옮기게 된 계기는 뭔가.
아. 잠시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다. 뭔가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과감히 이직을 결심했다.


‐ 편집기자의 길은 어떻게 들어서게 됐나.
전공은 원예과학이다. 조경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교 다닐 때 신문을 참 많이 봤다. 뉴스를 읽는 재미에 빠졌다. 2002년 세계일보 입사 때 처음엔 취재로 시작했지만 강렬한 헤드라인 등 편집의 매력에 끌려 과감히 편집으로 전향했다. 덕분에 한국편집상 수상까지 온 것 같다.


‐ 대상을 받은 이진수 차장과 같은 세계일보 출신이네. 이번에 해외 시찰 같이 가게 됐는데 어떤가. 
세계일보 다닐 때 이진수 선배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이번에 해외 시찰 같이 가게 돼 기쁘다. 오랜만에 술 한 잔 기울이며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누가 제일 기뻐해줬나.
당연히 아내다. 애들은 3살 5살이라 어려서. 아내가 제일 기뻐하면서도 제일 배 아파하고 있다. 하하.  애들이 아직 어려서 자기는 같이 갈 수 없으니 말이다.

  
‐ 1면을 꽤 오래한 것 같은데.
한 2년 정도 했다. 요즘은 통신 방송면을 주로 맡는다. 전문 용어들이 많아 한참 헤매고 있는 중이다.


‐ 편집 말고 다른 업무를 맡아본 적 있나.
세계일보 다닐 때 취재의 유혹이 많았다. 사회부에 관심이 많았었다. 전자신문에선 편집부 인력이 타이트하게 운영 되다 보니 편집 외에 다른 일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예전에 모바일 TF 팀장을 맡았었다. 모바일퍼스트 전략을 세우는 일이었다. 플랫폼 별로 제목을 달아 올리고 트래픽을 올리고 하다보니 닷컴과 '밥그릇' 차원의 미묘한 갈등도 좀 있었다. 요즘은 편집국에서 모바일퍼스트로 방향을 잡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그에 따른 편집부 조직개편은 없나.
전문기자제를 도입했다. 편집기자들이 일선 부서에 다 배치됐다. 요즘은 에디터제를 한다고 한다. 데스크 밑으로 편집기자를 두고 데스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 일종의 전진배치라면 휴가자가 있을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 부분이 문제다. 일단 자리를 정하고 휴가자 생기면 부분 순환 근무를 할 것 같다.


‐ 편집부를 떠나서 모바일 팀에 있었던 것인가.
아니다. 따로 독립하진 않고 편집부에서 온라인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함께 추구했다. 카드뉴스도 같이 만들고.


‐ 카드뉴스? 카드뉴스도 직접 만드나
그렇다. 카드뉴스도 만들어 네이버에도 올린다. 그래픽도 간단한 이미지 작업은 편집기자가 직접 한다. 포토샵은 다 다룰 줄 안다.


‐ 이달의 편집상은 지금까지 몇 번 탔나.
10번 정도 탄 것 같다. 한국 편집상은 처음이다. 인연이 없나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탄 것 같다. 사실 ‘4차 가자 경제야’로 이달의 편집상부터 사내 편집상, 공로상, 한국 편집상까지 1석 3조를 한 것 같다. 올해는 상복이 터진 것 같다. 하하.


‐ 수상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찹쌀’ 처럼 붙은 ‘알코올’ 지면...건배사는 “스마일”
한국편집상 수상 소식을 듣기 얼마 전, 여주에서 유명한 ‘스마일찹쌀꽈배기’를 먹고 왔다. 그래서인지 찹쌀처럼 떡하니 상이 내게 붙었다. 입가가 스마일처럼 연신 올라갔다. 올해 1월 같은 지면으로 이달의 편집상을 받았을 때 ‘스마일찹쌀꽈배기’를 구간지 선-후배들에게 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엔 꽈배기는 물론 맛있는 찹쌀 도너츠와 핫도그도 실컷 사주고 싶다.
연말 잔칫상하고는 인연이 멀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운빨이 ‘첫 끗발이 개 끗발’이 아니어서 감사하다. 연말이라 술 약속이 하나둘 늘고 있다. 2차는 기본이요 3~4차는 필수옵션이 돼 가고 있다. ‘4차 가자’로 상을 탔으니 4차까지 갈 기세다. 건배사는 “스마일”이다. 스마일을 외치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게 된다. 모두들 기분 좋게, 그렇게 올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한다.
편집을 하다 보면, 고개가 갸웃하다 못해 인상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해우소라도 가야 할 참인데, 마감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이 의연해질 법도 한데 내공과 수양을 더 쌓아야 하나 보다. 이번 지면도 제목 삼매경 속에서 마감시간에 쫓겨 탄생했다. 모든 지면은 협업의 산물이다. 기사(취재기자)와 이미지(그래픽 기자)와 제목(편집기자) 3박자가 정교하게 들어맞을 때 일할 맛 난다. 인공지능 로봇이 상담을 하고 기사를 쓰는 시대다. 우리 밥그릇을 언제 로봇에 내줄지 모를 일이지만, 제목에서 주는 ‘여운’과 ‘떨림’을 로봇이 표현할 수 있을까.